
하늘은 높고(파란 하늘 어디 갔니..) 사람은 살찌는 가을이다. 가을은 로맨스의 계절. 간만에 멜로 영화를 보러 나들이에 나섰다. 일러도 너무 이른 아침 8시 20분 일요일 조조영화로 '시간 여행자의 아내'를 보고 왔다.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간 여행을 하는 남자와 그 아내에 관한 이야기다. 제목이 아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아내 중심으로 이야기가 흐를 줄 알았는데 남자와 여자 둘은 떼어 놀 수 없는 사이더라. 오히려 시간 여행자에 초점이 더 맞춰져 있다 보니 '시간 여행자의 사랑과 결혼' 이 더욱 어울리는 제목이랄까.

지금 만나러 갑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뻔하지만 마지막 포옹엔 눈물 찔끔.
사랑 이야기는 워낙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에 새로운 사랑이야기가 남아있을까 싶을정도다. 이 영화에서 다루는 시간여행과 사랑이 버무려진 이야기도 기욤 뮈소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서도 접해본 터라 마냥 신기하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본인의 의지가 아닌 유전자의 문제(?)로 시간여행을 하게 된 사람의 이야기이기에 조금은 신선.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특히나 대비되는 영화는 「나비효과」, 역시나 사랑과 시간여행이 맞물려 있는 영화다. 「나비효과」는 시간여행을 통해 미래가 계속해서 바뀌는 것을 나타냄으로써 바꿀 수 있는 미래를 제시한다. (자신이 원하는대로 100% 만족스럽게 변화시킬 수 없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그와는 다르게 이 영화에선 시간여행을 통해서 미래도 과거도 현재도 바뀌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으로 갈 수도 없고 예기치 못한 순간에 사라지기도 한다. 시간 여행이라는 능력은 축복받은 능력이 아닌 치료하고픈 질병과 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시간 여행자와 주변인들은 운명에 순응한다. 이미 모든 삶의 이야기는 쓰여있고 사람들은 그 각본대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연기하게 되는 모습이다. 그저 현실에 충실하게 살아갈 뿐. 그러다 보니 운명론적 사랑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이 영화는 시간 여행을 통해 취할 수 있는 많은 가능성들과 이야기는 제쳐두고 오로지 사랑 이야기에만 집착한다. 로맨스의 계절이니 그런점에선 보기 편하고 좋았다. 이야기가 난잡해지지도 않아 좋긴 한데 자꾸만 다른 가능성들이머리에 떠오르는건 어쩔 수 없더라. 로또 한 번 가지고 되겠니?

꼬마 숙녀는 연기를 잘하더라. 똘똘해 아주.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다. CG도 이젠 너무나 당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긴 하지만 깔끔하고 괜찮더라.
덧,
1) 알몸의 여자가 남자의 셔츠를 걸치는 모습이란... 감독이 뭘 좀 아는 듯.
2) 딸의 얼굴은 왜 눈꼽만큼도 아빠와 엄마를 닮지 않은거지... (연기는 잘하더라)
3) 선택할 여지도 없이 딸을 채간것에 대한 복수일까. Life is hunting. 탕. 이것도 운명의 장난이려나.
= 2009.11.8 오전 8시 20분 영등포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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