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0] 화요일엔 미술관람을.. @ Canada


계속해서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Vancouver 생활기가 될 예정이다. 오늘은 화요일. 미술관람하는 날이다.

Vancouver 다운타운 중심부엔 미술관이 있다. 도착한 첫 날 스카이 트레인을 내려서 어느쪽으로 가야할지 헤매다가 발견한 미술관. 중심부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고 여러번 지나가게 되는 건물이다.



지금은 '근대의 여성; 드가, 르누아르, 툴루즈 로트랙 등이 그리다.(오르세 미술관 소장)'을 전시하고 있다.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하던 와중에 미술관을 지나게 되었다. 앗, 그러고 보니 오늘 화요일이다. 화요일엔 Donation Day라고 해서 기부금만 성의껏 내면 입장할 수 있다. 평소엔 비싼 가격에 그림의 떡이던 미술작품들을 볼 수 있단 생각에 피곤함을 억누르고(오후에 자전거 타고 꽤 달렸다.) 미술관으로 들어섰다.




역광이라 하늘은 사라짐 =_=






미술관 앞엔 분수도 있고...






오늘은 Donation Tuesday. 오후 5시 부터 9시 까지.
화요일은 미술 보는날 ㅋㅋㅋ





난 가난해도 성의껏 5불 냈어요


기부하면 된다고 해서 런던의 대영박물관처럼 그냥 무료 입장이 아니다.
기부금을 조금이라도 꼭 내야하며 내면 영수증을 준다. 그리고 입구에선 영수증을 받는지 안 받는지 감시하고 있다.


카메라와 가방(?!)도 미술관내 반입이 금지 되어서 짐을 맡기고 들어가야 한다. 짐은 무료로 맡아 준다.
전시는 1층과 2층, 3층, 4층에 걸쳐서 열리고 있으며 메인 전시는 1층에서만 이루어지고 2층은 FIONA TAN의 'RISE AND FALL'이라는 비디오 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3층 위로는 시간 부족으로 올라가지 못했지만 4개의 전시가 더 이루어지고 있었다.

1층 메인 전시장엔 사람들이 가득했다. 아무래도 도네이션 데이의 힘이 큰가 보다. 그래도 관람하기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으며(서울에서 이루어지는 전시들의 마지막 날을 생각하면... 어휴=_=) 꽤나 깔끔하게 잘 전시해 놓은 덕분에 편하게 관람했다. 근대의 여성에 초첨을 맞췄기에 전시된 작품엔 여자가 모델이 아닌 작품이 없다. 여기서의 근대의 여성은 19세기의 파리 여성을 뜻했다. 그러다 보니 전반적으로 전시는 19세기의 파리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도 하고 있었다.

19세기의 미술가들 중엔 우리에게 알려진 미술가들이 많다. 여기에 전시된 드가, 르누아르, 마네, 모네, 고갱 등, 한 번쯤은 들어 본 이름들이 19세기의 화가들이다. 이 전시는 이 화가들의 대표작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그린 19세기 여성의 모습을 담고 있다. 드로잉 작품들이 대다수 전시 되어 있고 색이 들어간 작품은 양손과 양발을 이용하면 셀 수 있을 정도였다. 작품감상 보다 설명을 읽는 시간이 길 정도로 시기 설명과 작품 설명이 많아 좋았다.

나폴레옹 3세의 파리 시가지 계획도도 볼 수 있는 재미도 있었고 에펠탑이 세워지고 나서 에펠탑을 올라가며 찍은 흑백 비디오 감상하는 재미도 있었다. 19세기 여성의 실루엣 변천사도 전시 되어 있었고 당시의 코르셋도 직접 볼 수 있었다. 특히 스케치의 절반을 차지 하고 있던 것은 누드화였는데 드가의 작품이 열쇠구멍을 통해 여성의 몸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들게 만들어 인상적이었다.




뭐니뭐니해도 전시의 꽃은 이 작품.


드가는 유독 발레하는 소녀들의 그림을 참 많이 그렸는데 여기에도 그 중 한 점이 전시되어 있다. 그림이 정말 이뻐서 한 동안 이 그림만 보고 있었다. 발레하는 소녀의 드레스의 표현이 정말 좋았고 소녀의 동작도 균형이 잡혀 아름다웠다. 게다가 바탕의 어두운 갈색이 드레스의 노란색을 더욱 살려 주었고 뒤에 멀리 배경으로 쓰인 여러 소녀들이 그림의 심심함을 막아주었다. 확실히 그림은 직접 감상하는 것과 도록이나 화면으로 보는 것이 차이가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으며 마음껏 눈이 호사를 부리도록 내버려 두었다.



1층 전시를 다 둘러보고 2층으로 올라서니 비디오 작품들이 전시 되어 있었다. FIONA TAN의 작품들 이었는데 인상적인 작품이 많아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다.

하얗게 칠해진 벽에 검은 액자가 나란히 걸려 있었다. 액자 속의 그림도 흑백. 얼핏 보면 흑백 초상화가 여섯 편 나란히 걸려 있는 분위기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액자속의 그림들이 움직인다는 점. 마치 해리포터 속의 초상화나 신문속의 움직이는 그림처럼 액자속의 인물들은 많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 가만히 화면을 응시하고 있거나 책을 보고 있다. 대신에 카메라가 돌아가면서 인물을 360도 관찰하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한다. 이런 초상화를 남겨 놓는 것도 괜찮다 싶었다. 살아있는 초상화라니!

두 개의 긴 와이드 화면이 조금의 간격을 두고 세로로 길게 걸려 있다. 화면엔 같은 장면이 비춰지기도 하고 한 장면을 분할해서 보여주기도 하고 조금의 시차를 두고 비춰주기도 한다. 여기엔 여자가 두 명 등장한다. 젊은 여자와 노년의 늙은 여자. 어쩌면 같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두 사람은 교차해서 보여지기도 하고 동시에 보여지기도 한다. 흐르는 강물이 보이는가 싶더니 물이 쏟아져 내린다. 나이아가라 폭포다. 계절은 가을이 되었다가 봄이 되기도 한다. 대사 하나 없이 화면만 22분간 흐른다. 변하지 않고 계속되는 자연과 대비되어 늙어가고 변하는 사람을 보여주는 듯도 하고 기나길게 반복되는 자연과 달리 짧게 사그라드는 사람을 보여주는 듯도 하다. 귀를 먹먹하게 만들던 폭포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듯 하다. 정말 좋았다.

이 사람의 전시가 몇 편 더 있었지만 시간에 쫓기어 다 보지 못하고 나왔다. 아무래도 한 번 더 방문해야지 싶다.


밖은 이렇게 밝은데, 시계는 9시.




전시를 다 둘러 보지 못하고 아쉬운 걸음으로 미술관을 나왔다. 2층의 전시도 다 못 본데다 아직 3층과 4층도 남았는데.. 남들보다 관람이 더뎌서 이 작은 미술관 관람하는대도 한참이나 걸린다. '근대의 여성'과 'RISE AND FALL' 모두 9월 6일까지 전시다. 일이 구해지기 전까진 매주 화요일 저녁은 미술관 가는 날이 될 듯하다.

여기와서 처음 하는 문화 생활 덕분에 새로운 활기를 얻었다. 영혼과 정신의 샤워를 한 것 마냥 개운하고 안정된 기분이다. 이래서 문화생활을 포기할 수 없나 보다.






덧글

  • 승한 2010/07/21 20:58 # 삭제 답글

    뭐야 외국인노동자 아니였나요
  • oskar 2010/07/21 23:40 #

    아직 노동을 시작안해서 그래. 외국인 노동자 아직 아님 ㅋㅋ
    오늘은 불꽃놀이 보러간다. 'ㅡ'
    내일은 카약타러 가고. 그 다음날은 시애틀 가서 보스턴 레드삭스 경기 보려고 했는데 이건 참았음. 나중에 추신수 경기 보러 가야지 ㅎㅎ
  • 2010/07/21 23:5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oskar 2010/07/22 00:03 #

    그런 기술 아무나 가지기 어렵다죠 ㅋㅋㅋ
    그런 분위기가 좋기도 하지만 너무 치우쳐 있는건 정신 건강에 해롭습니다!!!

    고급정보 고맙습니다. :)
  • 나름뉴요커 2010/07/22 08:42 # 답글

    어머낫! 무려 5불이나 내다니요 >.< 통큰 외국인 노동 예정자 (-_-)?
    전 메트로폴리탄 1불 내고 들어갔었..는...데....;;;
  • oskar 2010/07/22 16:04 #

    외국인 노동 예정자 ㅋㅋㅋ 아직까지도 관광객 모드를 못 벗어난 듯해요. 일을 시작하지 않아서 그런것 같긴한데.. 마치 지금 제 모습은 밴쿠버에 휴양온 사람 같아요 =_=
    메트로폴리탄 가면 3불 내겠어요 ㅋㅋㅋ
  • 악순 2010/07/23 13:15 # 삭제 답글

    ㅋㅋ 전 일본 잘 다녀 왔습니다. ㅋㅋ
  • oskar 2010/07/23 13:30 #

    잘 다녀왔구나 ㅋㅋ 여행 어땠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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