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볼룬티어. @ Canada



길게만 느껴졌던 볼룬티어가 끝났다. 한국에서는 자원봉사? 그거 왜 하는 거임? 이러고 살다가 여기와서는 경험이 되는 거는 뭐든지 해보겠다는 생각에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사실 일 구하기 전에 내 레퍼런스가 되어 줄 사람이 필요하기도 했고(여기서는 일 구하는데 레퍼런스가 엄청 중요하다.) 할 일 없이 뒹구느니 뭐라도 하는게 낫다는 생각에 시작한 볼룬티어였다.

언제나 그렇듯이 운이 좋게 좋은 곳에서 볼룬티어를 할 수 있었다. Science World에서 마침 BODY WOLRDS 2 전시가 개최 되었고 내가 밴쿠버에 도착한 시기에 볼룬티어 모집을 하고 있었다. 정성을 다해 작성한, 고등학교 천문동아리 이력까지 들먹이며 과학에 대한 나의 열정을 포장하여 당당히 합격한 볼룬티어. 근데 사실 그냥 지원한 사람은 대부분 다 뽑아주었던 듯.. 일찍 지원한 편이라 날짜와 시간대를 고를 수가 있었다. 나름 잔머리를 굴려서 목요일 저녁시간을 선택했다. 평일엔 6시까지만 문을 열고, 목, 금, 토요일에만 저녁 9시까지 문을 열기로 되어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목요일 저녁시간은 너무나 한가할 것만 같았다.


예상 대 적중. 내가 맡은 일은 Line Greeting Control. 즉, 입장객 맞이 하는 사람이 되겠다. 표 검사도 하고 길 안내도 해주고 뭐 그런. 목요일 저녁시간은 언제나 한가해서 정말로 Line을 Control한 것은 마지막 2주 뿐이었다. 어디나 그렇듯이 아무리 길게 전시를 해도 전시 끝물엔 사람이 모인다. 어찌 되었든 그리하여 그 외의 날들엔 볼룬티어의 팀원들과 즐겁게(?) 수다를 떨거나 Science World 1층에 놓여있는 각종 퍼즐들을 해결하며 시간을 보냈다.

일하는 곳과는 달리 여기서 만난 사람들은 비교적 고등교육을 받는 사람들이라 오히려 대화하기엔 편했다. 대학생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국적도 다양했다. 스코틀랜드에서 온 수잔. 밴쿠버로 워킹으로 1년 왔다가 반해서 대학원을 UBC로 왔다고 한다. 스코티쉬 억양때문에 알아듣기 힘들때도 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집중해서 듣게되는 말투를 가졌다. 수잔이 이야기 할때는 모든 캐네디언들도 집중한다. 그리고 스웨덴에서 왔다는 안드레아. 중국 출신의 루빅스 큐브 매니아 데이빗. 귀엽게 생겼지만 목소리에서 망했다는 소리를 듣는 싱가포르계 캐네디언 조던. 그리고 나.


서류상으론 55시간의 봉사 시간만 달랑 남겠지만 이들과 지루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던 매주 목요일 저녁 3시간의 기억은 사진과 함께 고스란히 남아있겠지. 한국에 돌아가서도 전시회의 자원봉사는 간간히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재미도 있고, 전시회 무료 관람도 나쁘지 않고 말이다. 게다가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느낌도 들고.

이래저래 좋은 기억만 남기고 끝나서 정말 좋다. 이제 남은 기간을 즐겁게 해줄 새로운 볼룬티어를 찾아봐야겠다. 안녕 Body Worlds. 그리고 Science World.


덧글

  • 2011/01/13 11:16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oskar 2011/01/13 19:37 #

    :)

    릴렉스. 조급해 하지 말고.
  • 2016/01/15 00:3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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